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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칼럼] 땅과 바다, 사람을 잇는 포구, 서산 창리포구
  •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05-07 조회수 : 651
[충남도정신문 기획칼럼] 내포 포구 이야기
땅과 바다, 사람을 잇는 포구, 서산 창리포구
마을 안녕 풍어 기원 ‘영신제’
서해안 어업신 임경업 장군 모셔
뛰어난 자연환경…차박 ‘인기’
  창리포구(倉里浦口)는 서산시 부석면 창리에 자리한 포구로 서산시의 남서쪽, 천수만 안쪽에 위치한다.
  창리(倉里)라는 명칭은 주사창(舟師倉)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주사창은 조선시대 수군의배를 제조 · 수리하고, 정박했던 포구를 뜻한다. 또한 마을 주민들의 구전(口傳)에 의하면 창리포구에 사창(社倉) 또는 조창(漕倉)이 있었다고 한다. 사창은 조선시대 환곡을 저장하던 기구였고, 조창은 중앙에 세금을 내던 곡식을 보관하고 수송하기 위해 두었던 기구였다. 즉 창리포구는 조선시대 물자를 저장하거나 운송했던 포구였음을 알 수 있다. 현재는 2017년 지방 어항으로 지정되어 약 60여 척의 어선을 보유하고 있다.
  창리에서는 매년 음력 정월 초 사흗날(음력 1월 3일)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영신제(靈神祭)를 지낸다. 이러한 제사를 충청남도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당제’라고 부르는데, 창리에서는 영신제라고 부른다. 영신제는 영험이 있는 신에게 지내는 제사로, 서해안의 어업신인 임경업(林慶業) 장군에게 지내는 제사이다. 임경업 장군은 서해안 조기잡이를 성공으로 이끌어주는 최고의 인물신이기 때문에, 서해안 일대에서는 어업신으로 모시고 있다.
  창리 영신제는 주민들 대부분이 어업으로 살아가는 창리포구 사람들의 절실한 마음이 반영된 의례이며 문화이다. 과거에는 마을 주민들, 그 중에서도 배를 가지고 있는 선주(船主)가 중심이 되어 제사를 지냈다면, 오늘날에는 포구에 찾아오는 관광객들과 함께하는 문화행사가 되었다.
  비록 간척사업과 서산 B지구 방조제의 건설로 어족자원이 줄어들어 배를 이용한 어업과 어항으로서의 기능은 쇠퇴하였지만, 마을 주민들은 지속적으로 마을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가두리 양식장을 도입하고, 바다낚시장을 도입하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창리포구는 일명 ‘차박(차박캠핑)’ 장소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차박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거리두기 여행(언택트)’ 바람이 불면서 여행의 낭만을 즐기는 방식이다. 창리포구가 가진 자연환경은 차박을 하기에 좋은 여건을가지고 있어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새로운 관광자원과 함께 포구의 역사문화도 함께 알릴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
  포구는 바다와 땅을 이어주는 경계의 역할과 동시에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포구가 있어서 물산이 왕래할 수 있었고, 이로 인해 다양한 문화가 교류했다. 오늘날 포구의 기능은 옛날과 달라졌지만 지리적 · 인문적 환경의 변화로 더욱 새롭게 땅과 바다를, 그리고 사람을 잇는 중이다. 
/이은희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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